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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마가...(완주기) |
ㆍ글쓴이 : 오병무 (obmml@hanmail.net) ㆍ조회 : 3245
ㆍ등록일 : 2005-05-30 15:56:45 ㆍIP : 211.222.228.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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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7일 퇴근시간
갑자기 아랫배가 끊어질듯 아프다
통증은 10여분 간격을 두고 반복된다
앰브란스로 실려간 병원에선 신장결석이라나 뭐라나
하여튼 태어나서 제일 아픈것(통증) 같았다
5월18일 수술을 하고 3일만에 퇴원을 하였으나
몸은 영 아닌것 같다
수술후에도 가끔 통증은 찾아오고
병원 응급실을 두번이나 찾아갔다
5월28일
우리둥지(김포마사모) 김효자님이 천진암 울트라(100km)에 참가 한단다
응원겸...
내친김에"65km쯤이야" 를 뇌이며
조직위의 배려로 현지 참가신청후
둥지의 쥔장 새벽달 이명직님, 여명 조영복님과 함께 65km에 참가한다
영원한 울트라맨 맑게심성기님은 물론 100km에 참가 하고...
3월의 동마를 마친후 바빠진 사무실 일과
5월27일의 신장결석 2차시술로 컨디션도 좋지 않아
둥지님들과 즐거운 소풍(?) 기분으로 65km도전한다
출발과 함께 나타난 쬐그만 언덕을 걸어서 오른다
얼마를 걷고 뛰었나 정암천을 통과 하며 시계를 보니 겨우45분을 달렸다
몸이 느끼기에는
서너시간을 달린기분이다
둥지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의 아랫배 통증을 참는다
뛰다 못뛰면 16km의 CP에서 돌아오리라 마음을 잡는다
한시간 남짓이면 뛰었을 16km CP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주로의 좌측으로는 한강의 아름다움이 머릴 쭈빗하게한다
어느 마을을 지나며 흐르는듯 다가온 밤꽃 향긴
나를 취하게 하고,
풀숲엔 개똥벌레의 반짝거림이 나를 과거로 몰고 있다
'참아름답다' 라는 생각에 아픔을 조금씩 잊는다
16km의 CP를 어렵게 도착 한다
예전 같으면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휴식을 취한다
향긋한 coffee도 한잔 하고...
'여기서 돌아 갈까?' 하다 입이 떨어지질 않아
다시 가방을 멘다
어둠.
풀숲의 반디.
주자들의 정겨운 이야기.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물이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어느 개그맨(?)이 하든 "아름다운 밤입니다" 라는 말은
이곳 천진암대회에서 따온 말인것같다
얼만큼 시간이 흘렀을까?
항금삼거리에서 통과 체크를 하고나니
가파른 언덕이다
새벽달 명직이형은 언덕을 계속 뛰시는데
나는 걷기도 힘들다
그래도
여명 조복영님이 페이스를 맞춰주니 그나마 다행이다
언덕을 오르고나니 끝없이 어어진 내리막
갑자기 추위가 몰려온다
온몸이 오그라드는것처럼 뻣뻣해진다
크게 심호흡을 해보지만 굳은몸은 쉽게 펴지질 않는다
어둠과 힘겨운 발놀림
그렇게 얼마를 갔을까?
어둠속에서
많이 들어본 발자욱소리...
우리의 영원한 호프 징검다리 김효자님이 힘차게 달려온다
반가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이밤
동반주자도 없이 달리는 김효자님이 안스럽기만 하다
힘차게 "화이팅"을 외쳐주지만
효자님을향한 응원보다 내가더 죽겠다
드디어 반환점(32.5km)에 도착하여
20여분의 휴식을 취한다
몸은 차츰 식어오고
완주와 포기의 갈림길에서 나만의 갈등에 힘겹다
이대로 더 앉아 있으면 포기할 것 같다
어느 누가 '최고의 달림이는 포기 할줄아는 달림이'라고 했는데
뜀을 시작한지 5년남짓동안 어느대회에서도 포기 한적이 없다
나에게 포기란 곧 패배이다
나는 그렇게 배워왔고 그렇게 살아 왔다
그것이 곧 해병대정신 이기에...
돌아오는 길은 더욱 처절하다
이젠 배뿐만아니라 옆구리를 돌아 허리까지 통증이 밀려온다
번호도 붙여보고 힘차게 노래도 불러본다
"하나 ~ 둘, 하나~둘"
"적막한 밤하늘에 빛나는 달은....."
지금 이고통
울트라를 너무 쉽게 생각한 벌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나는 간다
"설마 죽기야 하겠나?" 싶다
다시 나타난 항금고개
고개 전 구간을 힘겹게 걷는다
내 사전에 걷는다는 것은..... 그래도 뛰지 못하겠다
머리에서 비치는 헤드램프의 불빛이
처량스럽도록 흔들거린다
같이 동반주를 하시는 새벽달형님과, 여명아우님이
내모습이 너무 안스러운지 자꾸 걱정을 해주신다
나도 모르게 왼손이 허리로 간다
엄살인지 진짜로 아픈것인지 조차도 모르겠다
뛰다 걷다를 반복한다
서서히 여명(BMNT)이 다가온다
이제 우측으로 보이는 한강과 어느 저수지의 물안개가 아름답다
우리들은 자신들의 인내와 작은 성취감을 위해 뛰겠지만
주로의 작은 마을에 개들은 밥값을 하느라인지
밤새 짖어댄다
"아이고 참 밥값하기도 힘들겠다"
밤새 짖어대는 개들을 위로해 본다
여명을 뚫고 정암천이 다가온다
이제 45분정도만 더가면 된다
'그래 가자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하며 발을 내딛는다
옆에는 분당에서 오셨다는 달림이님(죄송/성함이 생각나지 않음)이 함께 한다
울트라 첫도전이라 하신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으면 싶지만
내몸이 영 말을 듣질않는다
미국의 마라토너 이언톰슨의 글이 생각난다
' 나는 행복하기 문에 달리고 달리기 때문에 행복하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가장 순수한 나를 만난다
달리기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
그래
이것도 내가 나를 찾아가는 한과정 이리라
그속에서
'세상의 온갖 때를 묻히며 살아온 더러운 나를 쬐꼼이라도 씻어보자'
그래도 힘든다
이제 한 고개만 넘으면 결승점이다
인생의 결승점이야
더 세월이 흐른후 나와 함께 하겠지만
오늘의 힘겨운 고통은 빨리 마무리 하고 싶다
명직이 형님을 가운데두고 여명과 셋이서 결승점을 통과한다 (8시간20분)
레이스 내내 힘을 실어준 명직이형님과 복영아우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대회에서 여자부 1위를한 징검다리 김효자님께
다시한번 뜨거운 축하를 보내며
대회를 원만히치루신 박영철님과 김주영님 그리고 전스탭진님들께도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세상벗 오병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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