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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 천진암완주기(박영근님글) |
ㆍ글쓴이 : 사무국 (yc0727@unitel.co.kr) ㆍ조회 : 2360
ㆍ등록일 : 2005-04-18 15:15:09 ㆍIP : 61.77.226.1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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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새벽...
제법 쌀쌀함에 아침저녁 기온차가 큼을 느낀다.
지난번 북한강100키로의 삼복더위에 뛰었던 생각을 회상하며 오늘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에 내심 자신감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토요일 모든 일과를 마치고 빗속을 달리 수 있는 장비로 배낭을 꾸리고 출발지점인 광주시 퇴촌면소재 도수초등학교에 도착한다.
북한강울트라100키로에 이어 3주 만의 도전이기에 신체의 이상여부를 체크함에 최상은 아니지만 괜찮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울트라대회도 지방마다 속속 개최함이 많아지고 이번대회는 짧은기간의 준비로 약 80여명의 가족적인 분위기속에 19시 정각 징소리와 함께 출발을 알린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땅거미가 져야 활동을 한다지만 나는 부엉이가 아닐진대 황혼녁을 기다렸다는 듯이 미간에 힘을 주고 또 한번 완기를 품고 활동이 시작 된다...
배낭을 멘 주자들과 어우러져 천천히 천진암으로 오름에 퇴촌의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정감 있는 시골노인들의 파이팅을 외쳐줌에 한발 한발이 가벼워진다.
어느덧 앵자봉의 천주교발상지 다다름(1c.p)에 어둠은 깔리고 다시 되돌아 남종면 금사리에 도착(20여키로)한다.
이제 금사리 마을을 지나 금봉산으로 오름에 구름 깔린 날씨로 어두컴컴하고 인적이 끊긴 10여리의 소로길 금봉산 산속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달린다.
앞, 뒤의 주자는 보이질 않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방지코자 설치해놓은 방향표시 깜박이만이 나의 갈 길을 알린다.
가끔 산속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와 손전등에 반사되어 비추는 물체는 나의 간을 붙였다 떼었다하지만 아직은 초반이라 사지의 기백으로 밀어붙인다.
27키로지점(2c.p)검천리 마을에서 급수를 하고 물안개 핀 남한강 줄기에 들어서며 강 건너의 용담대교와 어우러진 차량행렬의 야경, 그리고 그 불빛에 반사되어 비추는 호수의 전경 이것이 살아있는 아름다움이구나!
또한 중앙선열차의 기적소리의 효과음은 독주의 외로움을 잊게 하고 나만의 시간 속을 달리게 한다.
42키로지점인(3c.p) 양자산 초입부터는 멧돼지등 들짐승이 출현할지 모른다며 안전에 주의를 요하여 삼삼오오 짝을지어 오르지만 워낙 긴 코스에 하나 둘 헤어질 쯤 산을 넘어 마을에 들어선다.
이윽고 반환점인 51키로지점(4c.p)에 도착하고 봉사자께서 제공한 기막힌 호박죽으로 허기를 달래고 빈 물통에 물을 채운다.
자원봉사하시는 분들께 그 고마움을 완주로 답하리라 손을 흔들며 새벽1시 40여분 발길을 재촉한다.
양평군 반딧불이 마을을 지나 간간히 보았던 반딧불이는 내어릴적 시절을 회상시켜준다.
어느덧 양자산의 계속되는 오르막을 쉼 없이 달려보지만 첩첩산중에 보이는 건 나무와 하늘 뿐 지쳐가는 몸은 외로움을 더하고 한켠에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나의 담력을 시험이나 하는 듯 분명 환상은 아닌데 두 번에 거처 도깨비불이 휙~ 휙~ 기절 직전, 등줄기에 식은 땀이나고, 머리가 쭛빗 쭛빗 선다.
앞사람은 보이질 않고 뒷사람을 기다릴까?
망설임 속에 군가가 나온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악!악!(반주 소리가 클수록 무서움은 작아짐)...
이렇게 고개를 넘는다(5c.p)
약65키로 지점부터 다시 남한강의 물안개 속을 헤집고 지날 쯤 올림픽축구 중간소식이 문자로 알려온다.
77키로지점(6c.p)를 지나며 여명이 밝아오고 풍성해가는 들녘 속에 시골 내음을 맡으며 마지막 힘을 다해본다.
가파른 언덕으로 이제 모든 몸 마디마디가 과부하가 걸려오는 듯 또한 피곤함이 겹쳐온다.
결승점인 도수초등학교 옆을 지나며 그냥 들어가 쉬고 싶지만 마지막 천진암성지 야영장까지 오르막 8키로 그리고 내리막 8키로 이제부터가 울트라 시험에 들게 하는 레이스임을 만끽하면서 처음페이스를 유지코자 안간힘을 쏟으며 사회자로부터 역경을 딪고 골인하는 40번... 멘트 속에 많은 박수와 메달이 목에 걸려온다.
이렇게 천진암에서 써바이벌울트라100으로 나의 2004년 여름과 가을의 길목을 엮고 하룻밤의 짧은 날이지만 길다면 아주 긴 나의추억의 장으로 간직해 보고자한다.
ps: 천진암조직위원회와 자원봉사로 수고하신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 많은 발전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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