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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질주하는 힘의 원천 반환점에 차려진 식탁에 K와 마주 앉아 대견한 미소를 주고받으며 역시 안산마라톤 클럽에서 제공해주시는 국밥 한 그릇 뚝딱. 그냥 먹기만 하면 미안할 것 같아 내가 소리친다. "완전 맛있습니다." "안마클 짱이야!"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배가 고프고 식욕이 있다는 것은 아직 달릴만하다는 징표. K에게 물어보니 K도 잘 먹었단다. 좋은 느낌이..... 이제는 출발을 준비하는데 K가 무릎을 무릎보호대로 동여맨다. 반드시 완주하고야 말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좋았어. 파이팅!
소화도 시킬 겸 쉬엄쉬엄 걸어가다가 다시 가볍게 뛰어간다. 이제는 풀코스 한번만 뛰면 된다면서 결의를 다진다. 역시 울트라코스가 멀긴 먼가 보다. 아직도 풀코스 한번을 더 뛰어야 하니....
이제는 워크 브레이크를 시험해 볼 때다. 아까 지나온 국도를 따라 한참을 달려준 다음 지칠만하면 걸어주고 걷다가 또 열심히 달려주고..... 옛날에 했던 것처럼 기계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몸이 말하는 대로 달리고 쉬어주고 하다 보니 저절로 워크 브레이크가 된다.
또 다시 양자산 줄기를 바라보며 한없이 올라가야 하는 길. 열심히 뛰다 걷다 하는데 "수박 드시고 가세요."하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여 가보니 아까도 만났던 구리마라톤 클럽의 자원봉사자 분들. 갈증이 날 때 먹는 수박의 달콤하고 시원한 맛 세상 그 어떤 진수성찬이 이보다 더 맛있을까? 힘이 절로 샘솟는다. 또 다시 감사~~합니다.~~~
또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수원마라톤 클럽에서 과일과 음료를 먹고 가라고 부른다. 아니, 달리지도 못하게 왜 달릴만하면 부르고 그럴까? 즐거운 투정도 해가며 또 한 번 감사~~합니다.~~~
자꾸 먹고 열심히 달려주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서일까? 또 다시 변의가 느껴진다. K를 먼저 보내고 용변 후 가벼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오르막을 달려본다. K를 따라붙으며 계속 뛰자고 독려하니 조금 뛰더니 걸어서 가자고 한다. 그래. 이제 지칠 만도 하지. 절대 고독의 언덕을 묵묵히 걷는다. 이제 날도 서서히 밝아오고 새벽공기를 마셔가며 올라간다.
오르막에 다 올라서서는 길가에 그냥 주저앉았다. 7킬로 여를 달려 내려가면 81킬로 지점 CP가 있지만 지치기 전에 먹어야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울트라교범에 따라 또 다시 간식을 꺼내어 먹고 마신다. 우리를 뒤따르던 다른 주자들도 함께 털썩 주저앉으니 저절로 간이휴게소가 된다.
잠시 휴식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내리막을 내려선다. 사뿐사뿐. 가뿐가뿐. 걷는지 뛰는지 모르는 그런 주법으로..... 그렇게 내리막을 다 내려서서는 다시 버스 정류소에서 스트레칭. 그래야 내리막에서 하중을 지탱했던 근육이 풀어지니까.
자, 이제 5킬로 정도만 가벼운 내리막을 달리면 CP가 나오니까 열심히 달려보자 하고는 달려 내려가니 잘 따라오던 K가 이번에는 발등 통증을 호소한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곳에 통증이 생기고 아마도 온몸이 비상상태일 것이다. 벌써 75킬로를 달려왔으니 이렇게 먼 거리를 달려보는 것이 생애 처음이 아니겠는가? 오죽 고통스러우면 저렇게 고통을 호소할까?
다시 아까의 설렁주법을 권해본다. 어쨌든 발등부위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하니까 허벅지를 들어 올린 다음 살짝 내려놓는 요령으로 달려보라고.... 그렇게 해도 큰 효과가 없는지 계속 힘들어하는 K 힘들어 하면서도 조금씩 달리던 K가 또 다시 페이스를 높여가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81킬로 CP까지 달려간다. 나도 따라가느라 허겁지겁.
가끔이면 나타나는 저 질주하는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K가 말한다. 아픈 것을 생각하다보니 달릴 수가 없었는데 어차피 아픈 것 그냥 참고 내달렸더니 달려지더란다. 물론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완주에 대한 열망과 장인어른의 쾌차를 비는 간절한 소망이 가득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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