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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 반 설렘 반 천진암 65km 여정(제2회)
ㆍ글쓴이 : 나종택 (skbeta@hanmail.net)   ㆍ조회 : 2355   ㆍ첨부파일 : 나종택-65.jpg
ㆍ등록일 : 2006-04-09 13:44:09  ㆍIP : 210.95.196.231


1. 두려움 반 설램 반 


  2005. 5. 28 출발시간보다 약 2시간 30분 일찍 오후 6시 30분 경 출발장소인  광주시 퇴촌에  있는 도수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저녁식사를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로 간단히 하고,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6시에 먼저 출발한 100km주자들이 1PP(8km 지점)를 돌아 초등학교앞을 지나고 있었다. 이곳은 16km지점이다. 100km주자들 답게 지치거나 힘든 기색이 전혀없다. 
  우리는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우리 65km주자들도 오후 9시에 출발한다. 아마도 도착시간을 65km주자들과 맞추려고 주최측에서 먼저 출발시킨 것 같다. 

  운동장은 축제분위기다.  운동장 한 켠에는 노래하는 가수가 있고 그것을 지켜보는 달리미들과 가족, 그리고 주민들이 있었다. 모두 흥에 겨운 모습이다.  이제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운동장에 있는 장작불의 모습이 더욱 밝게 타오르며 오늘을 기리는 것 같았다. 
  우리 일행(이종진달리미, 정웅모달리미, 나)은 야간장비를 확인했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분명히 배낭안에 있었는데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정달리미에게 빌렸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내 배낭 안쪽주머니에 잘 간직되어 있었다.  칠칠치 못한 인간 같으니라구... 
  옷을 갈아입었다.  상의는 이달리미의 옷을 빌려 입었다. 
  반환점에서 내 옷으로 갈아입을 예정이다. 이달리미가 테이프를 준비해서 다리에 테이핑을 해준다.  또한, 간식거리를 준비해와 배식까지 해준다. 그리고 우비까지 준비했다. 이달리미는 오늘 함께하는 우리 일행의 맏형으로서 준비의 섬세함을 보여주었다. 
  이제 출발할 시간이 다가온다. 장거리에 대한 두려움과 완주의 설래임이 교차한다. 


2. 어둠과 함께하는 즐거움 

  우리는 속도를 맞추어 천천히 달려나갔다. 많은 달리미들이 배낭에는 야간표시등을 달고 이마에는 헤드랜턴을 켜고 달린다. 앞에서 달리는 달리미들의 모습이 움직이는 불빛과 함께 장관이다. 잠깐을 달리자 곧 오르막의 시작이다.  코스도를 보았지만 답사를 하지 않아 불안하다. 오르막이 많으면 평지의 몇배가 힘들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 오르막과 내리막은 자주 있었다.  

  가로등이 별로 없다.  달리미들이 비추는 불빛이 전부인 경우가 많았다.  혼자 달리라면 누가 달릴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마을로 들어서면 가장먼저 개가 우리를 환영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짖어댄다.  마을주민들이 깰정도다.  어느 곳은 주민이 나와서 쳐다보며 힘내라는 소리도 외쳐준다. 

  남한강변의 어둠은 색 달랐다.  어둠속에서 아스라이 보일락 말락하는 남한강가 그리고 시원한 바람, 어둠속 강의 향기, 이곳에서 흘리는 나의 땀방울 들. 내가 이시간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음을 느껴본다. 

  간혹 도로가 패인 곳이 있었다.  공사를 준비한 흔적이다.  그런 곳은 발바닥이 아프기도 하고 발목이 꺽이기도 했다. 

  통행하는 차량은 별로 없다.  간혹, 지나가는 차량이 있으면 속도를 낮추어 파이팅 혹은 힘을 외쳐준다. 그리곤 안전하게 피해서 간다.  정말 힘이 난다.  우리는 고개위에 있는 16km지점 원두막 2pp지점에 도착했다.  체크를 하고 많은 달리미들이 휴식과 물을 보충한다.  우리는 물과 커피를 한 잔하고 고개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가도 가도 앞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돌아와야 한다.  다시 이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 다리가 조금 피로해지는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일행은 달릴만 했다. 이제껏 언덕길도 걷지 않고 달려왔지만 많은 피로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항금사거리 24.5km지점 이곳에서 안내원이 갈 곳을 알려준다.  아이고 앞이 보이는 곳이 언덕이다.  언덕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언덕의 길이가 약 2km 정도 된다고 한다.  경사도 가파르다.  이곳은 걸어간다.  모두가 걷고 있다.  아마도 여기를 달린다면 얼마 못가서 체력이 소진될 것이다.  이제 걷기 경쟁이다.  그렇다고 빨리 걷는 것도 쉽지 않다.  우측의 계곡아래 마을이 불빛이 몇 개 있다. 어둠속에서 은근한 정적을 간직한 채 내 시선안에 들어왔다.  평온하게 보인다.  약 세시간을 달렸으니 지금쯤 자정이 되었겠다.  고개를 넘어섰다.  

  이제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지금 내리막길은 우리가 다시 올라와야 할 지점이다. 내리막길을 여유롭게 달렸다. 내리막길을 다 내려오자 마을이 나왔고, 불빛이 여기저기 있어 그나마 어둠이 가려져 달릴만 했다.  여기서 반환점까지 짧은 거리가 아니다.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드디어 반환점 32.5km지점 CP에 도착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는데 우린 반을 왔다. 이제 나머지 반은 어차피 가야한다.  힘 땀을 닦고 양말과 상의를 갈아 입었다.  컵라면과 떡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우리는 다시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3. 어둠이 걷히며 밝음이 나에게로 
 
  반환점을 향해 달리는 달리미들이 우리에게 물어온다.  반환점이 멀었냐고  우리는 거의 다 왔다고 말해준다.  더 지나가서도 언덕을 넘어오는 달리미들은 똑같이 물어온다.  우리도 똑같이 거의 다왔다고 알려준다.  다시 그 마의 고개다.  걸어서 올라간 후 내리막길에선 달렸다.  40.5km 지점을 통과 평탄한 길을 달린다.  앞서간 많은 달리미들을 추월했다. 

  정달리미가 피곤한 모양이다.  조금씩 쳐진다.  정달리미는 오늘 직원 족구대회를 하고 왔다.  무려 3게임이나 했다는 것이다.  65km를 달릴 달리미가 컨디션 조절은 않고 무리하게 운동을 했으니 지금까지 온 것만도 대단한 일이다.  이번을 위해 훈련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미 풀코스거리는 지났다.  하지만 관록이 있어서 그런지 포기하지는 않는다.  계속 함께 달렸다.  

  고개가 나타났다.  고개길을 달려서 원두막 49km 지점에 도착했다.  남은 거리는 16km.  16km가 짧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나 역시도 힘이 든다.  하지만 가다보면 나오겠지 라는 마음을 먹었다.  때마침 자원봉사자들이 협찬들어온 수박을 자르고 있었다.  화채를 만들었다.  우리는 화채를 먹고 다시 달려갔다.  앞서 달려간 달리미들은 수박 화채의 맛을 보지 못했다.  우리는 먹을 복도 있는 모양이다. 

  이달리미는 컨디션이 좋은 지 먼저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정달리미와 나는 계속 동반주를 하기로 했다. 서로 힘들때 옆에서 힘이 되어주기 위해서다. 

  얼마를 달렸을까.  한 언덕을 지나 내려가는데 언제부턴가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둠이 걷히는 만큼 밝아오고 있었다.  우측의 남한강 물결도 보이고 물결위의 물안개도 시야에 들어온다.  한 세상의 태어남을 눈 앞에서 겪고 있었다.  이 광경의 목격은 이번 달리기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마을로 접어들었다.  일찍나온 주민이 힘을 외쳐주며 당신들 체력이 최고야.  대단해. 하는 것이다.  기운이 펄쩍난다.  우리가 처음에 맞이했던 고개로 기억된다.  그 고개가 지금은 마지막 고개인 것이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한 보상의 기쁨이 내 가슴을 울린다. 골인 지점 약 1.5km를 남겨두고 우리는 힘을 내서 달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다 내려오자 평탄한 도로다.  


4. 완주라는 기쁨 그리고 행복감 

  마지막도로를 힘차게 달렸다.  65km를 달려왔어도 힘이 난다. 기분상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졸음이 오기 시작한다.  골인점이 보인다.  졸음은 내 눈에 안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골인.  65km 완주.  9시간 13분.  

  한 밤을 통째로 이고 달렸다. 그리고 한 밤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 
  골인하며 무한히 밀려오는 행복감을 가슴에 안은채로 우리는 돌아왔다. 
  올 10월에 있을 100km의 시작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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