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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완주기-물안개 피어나는 곳에서(진재봉님 후기) |
ㆍ글쓴이 : 사무국 (yc0727@unitel.co.kr) ㆍ조회 : 2412
ㆍ등록일 : 2005-02-24 17:10:12 ㆍIP : 211.192.180.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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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회 관계자분들과 자원봉사자분들께 깊은 감사 인사 올립니다.
덕분에 즐겁게 달렸고, 호박죽과 국밥도 끝내주고 환상적이었습니다.
출발전에 도착하여 스트레칭도 못하고 허겁지겁 준비하니 출발이다.
써바이벌은 처음이라 부담도 가고,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도 모른다.
남들은 울트라베낭에 복장이 폼이 나는데.....나는 영 아니다.
에라 모르겠다. 걍 뛰어보자.
천진암을 들어 갔다 나올때까지 1등이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오버페이스를 하니 완주나 할지 걱정이 앞선다.
금사교에서 마을길로 접어들어 수리울농원을 오르니 다리가 뻐끈하다.
어두컴컴한 산길의 농로를 따라 과일 서리하러 가는 기분이다.
2cp의 귀여리에서 부터는 남한강변을 옆에두고 달린다.
건너편의 양수대교가 환한 불빛을 강물에 쏟아낸다.
다리위로 차량들이 고속질주하며 달려가고 있다.
이곳 남한강변은 차량들이 뜸하여 저녁을 달리는
울트라런너에게는 달리기에 안성 맞춤이다.
가끔 여인들이 드라이브코스로 애용하며,
길거리에서 밀회를 즐기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한다.
오늘 뛰면서도 몇대의 의심가는 차량을 길가의 숲섶에서
발견하였으나, 발이 갈길을 재촉하는지라 걍 지나쳤다.
뭣들하는 짓인지 궁굼하였으나 거참~~~들여다 볼 수도 없고???
왕창리에서 강하면을 들어가는 지방도는 거의 환상적이었다.
차량이 별로 지나다니지 않아 주자들이 뛰기에는 아주 좋았으며,
전원 풍경 또한 시골길의 과수원을 지나는 기분이다.
황금리에서 조그마한 산을 하나 올라야 하는데,
일본의 니치난오로치보다 험하지 않아서 그런지
동네 야산을 지나는 기분으로 천천히 뛰어 오르는데 지장이 없었다.
산 내리막길을 가다 보니 왼쪽의 별장식 전원주택에서
가족들인지 연인들인지(?) 음식을 먹으며 대화하는 분위기가
너무 보기가 좋아서 합석하고 싶은 마음이다.
평탄한 주로를 따라 강하면의 반환점에 이르니
광화문마라톤의 회원들이 자원봉사를 하며 반겨주니 금상첨화이다.
음악 쥑이고.....호박죽 쥑이고.....시원한 물김치 쥑이고....
써비스로 커피까지 먹으며 25분간 푹 쉬고 되돌아 간다.
광마 식구분들께 넘~~넘 감사드리며, 고맙습니다.
다시 산을 넘고, 다리를 건너 남한강변으로 나오니
세상은 깊은 잠에 빠져들고, 도로에는 차량들도 지나 다니지 않는다.
혼자서 외롭게 남한강 물줄기따라 흘러 간다.
하늘에는 영롱한 별빛이 나의 대화상대가 되어 준다.
기분이 좋으면 노래도 한곡조 불러 본다.
아무도 없기에 음치라도 상관없다. 소리 높여 외쳐 본다.
초승달은 산마루에 앉아 나의 친구가 되어 준다.
체력은 떨어져 발걸음이 무겁지만, 그래도 꾸준히 달린다.
걷지 않고, 쉬지 않고 달려 간다.
간혹 길 옆의 정자가 나를 유혹하지만....(쉬었다 가라고),
쉬면은 자꾸 쉬고 싶고, 걷고 싶은게 사람인지라
그냥 꾹 참고 걍~~~~뛰어 간다.
2cp/5cp 가 왜 이리지 나오지 않고 먼지.......
오른쪽으론 남한강의 물위로 물안개가 조금씩 피어나고 있다.
새벽녘이면 이곳은 물안개의 천국이다.
강건너 양평대교만이 새벽녘의 밤길을 환하게 비추이고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는 물안개에 싸여 희미하다.
주위의 세상은 온통 물안개로 가득 피어나고 있다.
물안개의 시골, 팔당댐 주변의 퇴촌은 더더욱 그러하다.
5cp를 지나 퇴촌으로 들어서니 세상은 아직 고요속에 싸여있다.
우리가 출발하였던 도수초등학교도 시계의 불빛만이 비추일뿐,
인적도 없고, 조직위 관계자들의 기척도 없다.
누가 깰까봐 조용히 출발장소를 지나 마지막 천진암으로 들어 간다.
발걸음은 더욱더 무겁지만 마지막 16Km를 뛰면 끝난다는 생각에
마인드콘트롤을 하며 힘을 내 본다.
이제 여명은 밝아 오고, 천진암 6cp에 다다르니 새벽 4:55분이다.
5분 휴식후 이제 마지막 골인지점을 향해 달려 가기만 하면 된다.
그래도 under-11은 해야 되겠다는 마음에 급피치를 올려본다.
천진암을 나오면서 가게 아저씨에게 축구에 대한 소식을 물어보니 졌단다.
도수초등학교에 다다르니 조직위분들이 나와서 환영해 준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땀이 흥건하지만??) 달려서 10:48:09에 골인한다.
처음 도전해 본 늦여름밤의 써바이벌 울트라마라톤은
나에게 새로운 감회로 다가서며 추억거리를 하나더 선사해 준다.
함께했던 울트라 런너 여러분!
빠른 쾌차를 기원하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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